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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9주차_출산, 자연분만

이루미월드 2025. 4. 17.
2018년의 기록을 토대로 작성 중임을 먼저 밝힙니다. 네이버 카페에 동일한 내용이 있으나 글쓴이는 같습니다.

임신 주수별 증상 및 경험

임신 39주차 출산 후기(자연분만)

ⓒ 픽사베이

 

엄마와 함께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갔는데 운이 좋게도 제 담당의사 선생님의 당직날이었습니다.

평소엔 5시에 진료가 끝나는데 그날은 야간 진료도 보는 날이라 5시 반에 병원에 도착하고 6시에 입원이 결정됐습니다.

자궁은 10%열렸는데 제가 이미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싸리 한 통증보다 더 심해져서 신음소리를 내며 낑낑대면서 말을 했거든요.

힘들게 말을 하니 산모가 느끼는 통증과 자궁문이 열리는 건 다른 문제라며 집에가라고 안 하시고 입원하라고 하셨습니다.

자궁문 안열려있으면 집으로 가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는데.. 제 담당의는 산모의 상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주셨어요.

 

제 분만 병원은 가족분만실에서 젠틀벌스를 합니다. 가족분만실로 들어가 태동검사를 하고 있으니 신랑이 입원준비물을 다 챙겨서 왔더라고요

보호자는 1명만 있을 수 있어 신랑만 남게 되었습니다.

저녁을 안 먹고 입원을 해서 나중에 힘을 못줄 것 같아서 밥을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진통이 심해지면 구토를 할 거니 정 먹고 싶으면 죽을 먹으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런데 그것도 진통이 오는 중에 먹으면 토할 수 있으니 무통주사를 맞을 때 먹으라 하시더라고요.

전 무통주사를 맞기 전까지 아무것도 못 먹고 포도당 수액만 맞고 있었어요.

 

내진

내진에 대해서 다들 무서워하는데요. 10~20% 열였을 때는 생으로 받아보긴 했지만 담당선생님께서 정말 조심스럽게 하셔서 조금 불편하다 느낄 정도지 아프진 않았습니다. 무통주사를 맞고 나서는 전혀 아프지 않습니다. 너무 겁낼 필요는 없어요.

물론 속골반까지 확인하시는 경우엔 아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제 담당선생님은 최소한으로만 하셔서 고통스럽진 않았습니다.

많이 걱정되시면 담당선생님께 말씀드려서 최소한으로만 받으시면 될 것 같아요.

 

무통주사와 출산 후기

배는 서서히 진통이 심해지는데 무통주사를 안 놔주시는 겁니다. 무통은 보통 자궁문이 30% 열려야 놔주시거든요.

3분 쉬고 1분 아프고의 진통이 계속되었어요. 슬슬 제가 한 번도 겪지 못한 고통이 왔어요. 그때까진 신랑 손 꽉 잡고 이겨낼 정도는 되었습니다. 밤 9시 20분쯤 자궁문이 20% 열리고 자궁경부 두께가 얇아져서 무통주사 처방이 내려졌고, 관장을 하고 마취과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렸습니다.

관장을 3대 굴욕이다 뭐다 하지만 그건 굴욕도 아닌 거 같아요. 최대한 버티다 화장실을 가야 하는데 전 3분 정도 버틴 것 같아요.

그리고 3번 정도 화장실을 왔다 갔다 하며 속을 비우고 대기하다 보니 마취과 선생님이 오셨고 꽃 꽃하게 앉아서 척추에 주사를 맞았습니다.

하의는 솟옷도 없이 탈의된 상태고 가운 같은 환자복을 입고 가부좌 자세 비슷하게 앉아있으라 하는데 전 이때가 더 굴욕적이었습니다.

척추에 꽂아서 아플 거라 생각하시겠지만 팔주사보다 안 아프더라고요.

살짝 따끔하고 20분간 똑바로 누워있으라고 합니다. 주사 놓은 자리가 눌려야 한다고요.

20분이 지나니 서서히 자리가 저려오면서 반응이 오더라고요.

 

무통주사를 맞기 전 미리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무통을 맞으면 하체에 감각을 느낄 수가 없어서 소변이 마려운 걸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1~2시간마다 한 번씩 화장실을 가라고 합니다. 자주 가지 않으면 침대 위나 화장실 가는 길에 조절을 못해서 실례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신랑이 화장실 갈 때도 잡아주고 앉혀주고 일으켜 줘야 합니다.

신랑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요. 힘을 많이 써야 해서 친정엄마보다는 신랑이 있는 게 좋습니다.

 

밤 11시부터 무통천국을 맛보고 있었는데.. 새벽에는 촉진제를 놔주지 않더라고요.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의사와 간호사도 새벽엔 쉬어야 해서 그렇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서서히 진통은 심해지고 촉진제를 안맞으니 제 자궁문은 너무도 천천히 열렸습니다.

아침 7시 반쯤 촉진제를 놔준 것 같고 약이 들어가고 급 진행되더니 3시간 뒤에 출산했습니다.

 

새벽에 허리가 너무 아파서 신랑에게 테니스공으로 허리를 마사지해달라고 했는데.. 그 이후로 진통이 너무 심해졌어요.

이후에 보니 어두운 방에서 옷 위로 공을 굴리다 보니 척추에 꽂힌 주삿바늘이 빠진 것 같았어요.

그것도 모르고 2시간을 무통 없이 진통을 겪어야 했어요.

무통 약이 안 들어갈 때가 자궁문 50~70% 열릴 때였으니 진통강도가 정말 심했어요. 소리를 지르게 되더라고요.

1분 아프고 30초 쉬고의 반복이었습니다. 정말 고문당하는 거 같았어요.

2시간 뒤에 빠진 걸 인지하고 다시 꽂고 나서는 다행히도 100% 열리고 출산 직전까지 무통주사를 맞았습니다.

보통 30~80% 열린 상태에서만 무통을 맞고 80% 이후엔 힘이 안 들어가기 때문에 무통을 끊는다고 하는데..

저는 무통을 맞아도 힘을 잘 준다고 끝까지 맞아도 괜찮겠다 하셨어요. 사람들마다 다른 가보더라고요.

 

물론 100%까지 맞아도 출산 직전엔 무통주사 맞는 것과 상관없이 오롯이 진통을 겪게 되긴 합니다.

진통이 심해지면 토를 한다는 말이 맞았어요. 100% 열리고 아기를 낳을 준비를 하는데 통증을 오롯이 느끼니 구토가 나오더라고요.

미리 준비해 뒀던 비닐에 구토를 몇 번이나 하고 제모를 하고 출산준비에 들어갔는데..

그 뒤론 정말 너무 아팠던 기억만 납니다.

 

사람들이 아기가 많이 내려오면 항문에 수박이 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전 그런 느낌도 크게 받지 않았어요. 나오기 직전에 잠깐 느꼈습니다.

회음부 절개 시 느낀다는 시원함도 느끼지 못했고요. 역시 케바케인가 봅니다.

무통 때문인지 감각도 둔해지고, 잠을 거의 못 자서 몽롱한 상태에서 드디어 아기를 낳았습니다.

몇 번 힘을 주고 낳았는지도 기억이 안 나요. 제 기억엔 5~6번 힘주고 낳은 것 같은데.. 제 기억이 잘못된 거겠죠? ㅎㅎ

신랑말로는 출산 준비를 다하고 나가라고 했는데 15분 만에 출산했으니 들어오라고 했다 하더라고요.

 

젠틀벌스

젠틀벌스를 하면 아빠가 아기를 물에 넣어 중력에 적응시키며 양수 속에 있는 것 같이 안정감을 찾아주는 바스를 하면서 평소에 불러주던 노래도 부르고 좋은 말도 해줍니다.

저도 영상으로만 봤을 때는 너무 감동적이고 엄마도 아빠도 아기도 아주 평안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애아빠가 아기를 바스해주는 동안 엄마는 회음부 절개한 곳을 꿰매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지요.

무통 때문에 그리 아프진 않았지만 따끔따끔 한 건 느껴지더라고요.

회음부 열상 예방주사가 조금 비싸긴 하지만 꼭 맞는 걸 추천드려요.

회음부가 일주일 만에 거의 아물었고 실밥을 풀고 나니 링방석을 쓰지 않아도 견딜만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분만 후 입원실은 조금 비싸도 1인실을 추천드립니다. 무통마취 때문에 첫날은 신랑의 도움 없이 화장실을 가기도 힘들고 화장실 앞에서 신랑이 대기하고 잡아줘야 할 상황이 생길 수도 있는데 다른 사람들과 같이 사용해야 하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요.

 

출산 후기

다시 하고 싶지 않을 만큼 힘들었던 경험이에요. 아이를 낳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아름다운 모습도 잠깐 있긴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정말 고통스러운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제 글이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줄지.. 대비를 잘할 수 있게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출산 전 들었던 이 말을 위로삼아 해봅니다.

출산은 아파도 1~2일이면 끝이 나지만 육아는 끝이 없다고요.ㅎㅎ

그걸 생각하시면 출산은 할만하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2주 정도는 회음부와 변비로 고생이 심하니 그것도 미리 생각해 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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